올드스쿨과 피냄새의 조화, 블러드 오브 던워커 체험기
2026.07.08 01:00 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The Blood of Dawnwalker, 이하 던워커)'는 첫 발표 당시부터 '위쳐' 전 개발진의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특히 뱀파이어가 주요 소재로 활용되어 시리즈에서 가장 호평 받은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블러드 앤 와인'을 연상케 해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 28일 '던워커'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현장에서는 던워커 프롤로그 및 초반 오픈월드를 체험할 기회를 얻었다. 위쳐 개발진 게임인만큼 많은 기대를 품고 게임을 시작했고, 분명 초반부는 그 기대를 충족할 만큼이었으나 약간의 걱정거리도 남겼다.
처절한 30일, 코엔의 모험
던워커의 스토리는 '위쳐' 전 개발진답게 상당한 흡입력과 어두움을 동시에 전했다. 던워커는 중세 유럽 '베일 산고라'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전염병이 돌아 많은 인간이 죽었고, 동시에 야만적인 폭정이 겹쳐 주민들은 불안에 떤다. 이 틈을 타 강력한 ‘브라키르’, 뱀파이어들이 지도자를 모두 죽이고 지역을 장악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피를 사용해 병을 낫게 해주는 대신 세금으로 주민의 피를 받는다.
주인공 코엔은 베일 산고라 은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한때 군인이었던 아버지와 동생들과 함께 브라키르의 지배 하에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정신적으로 허약했던 어머니에게 모종의 사건이 발생하고, 분노한 아버지는 반역을 꿈꾼다. 당연하게도 강력한 힘을 지닌 브라키르에게 발각되어 반역은 실패하고, 코엔을 제외한 가족은 브라키르의 수장 '브렌시스'의 성에 잡혀간다.
설상가상으로 브렌시스는 코엔을 뱀파이어로 만들어 버렸다. 다행히도 코엔은 특수한 체질을 지녀, 대부의 명령에 복종하고 햇빛을 피해야하는 일반적인 브라키르와 달리, 낮에는 인간, 밤에는 브라키르로 살 수 있었다. 브렌시스는 30일 후 베일 산고라의 주민들을 모두 바쳐 성대한 대관식을 열 예정이며, 그 전까지 코엔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족을 살려야만 한다.
전반적인 설정과 세계관은 매우 매력적이다. 특히 인간을 가축으로 보는 브라키르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잔혹함이 게임 곳곳에 묻어있으며, 퀘스트나 탐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서적, 벽화 등이 배경을 알맞게 보완한다. 절박함, 칙칙함, 잔혹함이 매 순간 플레이어를 압박하며 선택이 강요되는 고난도 플레이와 잘 어우러진다.
밤과 낮, 서로 다른 플레이
일반적인 오픈월드 RPG에서 시간은 외적 배경을 변화하는 요소에 가깝다. 밤에는 어둡고, 낮에는 밝은 정도의 차이만 있으며, 때문에 선호에 따라 '기다리기' 같은 편의 기능이 존재한다. 하지만 던워커에서 시간은 가장 중요한 자원이며, 낮에는 인간, 밤에는 브라키르로 살아가는 코엔에게 있어 플레이 전반을 바꾸는 요소기도 하다.
던워커는 특이하게도 모든 퀘스트 수행시 '시간'이 소모된다. 30일이라는 제한시간을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보내야 하며, 대신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는 탐험이나 전투를 통해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는 낮과 밤 각각 6개의 시간으로 나뉘며, 단순한 음식 심부름 등의 임무도 최소한의 시간은 소모한다. 더 고난도, 복잡한 임무는 3~4개 단위 시간을 소모하는 만큼, 적절한 시간 분배는 필수다.
또 코엔은 낮과 밤의 모습이 다르다. 낮에는 인간으로, 검을 들고 적과 맞서며, 주술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주술을 활용해 죽은 이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 특정 상황에서는 인간 코엔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낮에만 수행 가능한 오픈월드 미션이나 대화 가능한 상인도 존재하며, 대신 브라키르보다 전투력은 뒤쳐지고, 기동력은 크게 뒤떨어진다.
밤에는 브라키르로 변신한다. 긴 손톱을 활용한 전투가 중심이 되며, 벽을 타거나 특정 위치로 순간이동하는 뱀파이어 다운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전반적인 공격 속도가 약간 더 빠르고, 전투 도중 흡혈 기술로 체력을 채울 수 있다. 인간일 때는 전투 중 체력 회복 수단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과 상반된다.
다만 브라키르는 매우 큰 다른 단점을 지녔는데, 바로 '흡혈욕구'다. 체력이 한 칸 이하로 남았을 때 인간과 대화를 하면 극심한 혈액 갈증을 느껴 대화 선택장이 '피를 섭취한다'로 고정된다. 즉 이때 인간을 공격해 흡혈해 피해를 입히거나 살해한다. 때문에 스토리 진행, 소중한 이와의 대화 직전에는 최대한 체력을 채울 필요가 있다. 인간 코엔은 전투에서 벗어날 시 음식으로 체력을 채우지만, 브라키르 코엔은 동물이나 인간의 피에서만 체력 회복이 가능하기에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가 상당히 불편해진다.
손맛 있지만 다소 복잡한 전투
'던워커'의 전투는 '킹덤 컴: 딜리버런스', '고딕', '어쌔신 크리드'가 모두 혼합된 양상을 보였다. 적과 코엔은 상하좌우 네 방향으로 공격이 가능하다. 적의 공격을 적절한 타이밍, 방향을 맞춰 방어하면 패링되며, 이때는 스태미너를 소모하지 않고 적의 자세를 무너뜨린다. 적 역시 방어가 가능하기에 같은 방향으로 계속 공격하면 반대로 반격 당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방어가 불가능하고 무조건 회피해야하는 공격도 존재한다.
전투는 처음 체험했을 때는 재미와 손맛을 전했다. 일반 난이도까지는 적 공격 방향을 안내해줘, 해당 방향에 맞춰 패링하고 반격할 수 있었다. 문제는 초반부터 적이 셋 이상 등장하는데, 수많은 적이 공격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3인칭인만큼 안내 UI가 있어도 놓치는 경우가 많아 전투가 상당히 고됐다. 가장 인상적인 적은 인간이 아닌 늑대와 멧돼지였다. 동물형 적도 인간과 동일하게 4방향 공격을 하는데, 문제는 돌진 공격은 방어 불가 판정이다. 시야 밖에서 갑작스레 돌진하는 늑대와 멧돼지가 어렵게 느껴졌다.
세밀한 고증 역시 도리어 게임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로 자리했다. 적마다 검, 거대 무기(둔기) 등 사용하는 무기군이 나뉘는데, 이들의 패링 타이밍이 조금씩 다르다. 또 적들이 양손을 꼬아 머리로 드는 중세 검술 자세도 사용하는데, 안내 표시를 확인하지 않으면 위로 날아오는척하는 아래 공격 등 시각적인 페인트까지 섞여 전투를 어렵게 만든다.
물론 체험에서는 뱀파이어 스킬, 무기 스킬이 모두 열리지 않았다. 전투 도중 차는 에너지를 소모해 적을 넘어뜨리거나, 순간 무적 판정과 함께 돌진하는 등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주술이나 드라키르 트리는 광역기 등 강력한 효과를 지닌 것이 추후 개방되어, 이를 활용하면 전투 양상도 변할 것으로 보인다.
어긋나는 시스템과 '올드스쿨' 느낌
던워커는 분명 처음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위쳐 센스'와 유사한 강조 기능, 선택에 따라 다른 결말을 불러오는 초반부 서브 퀘스트, 전투에서 패링의 손맛 등이 강점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흔히 '올드스쿨' RPG라 불리는 요소도 다수 포함되어, 현대 게이머들에게는 불편하거나 어색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마을 서브 퀘스트는 대부분 직접적으로 방향을 안내하기 보다는 단서를 토대로 추리하는 것들이 많다. '고딕' 시리즈처럼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수준은 아니기에 어려움은 적으며, 직접 발로 뛰고 '코엔 센스'를 사용하는 과정은 능동적인 재미를 전했다. 하지만 목적지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거나, 순수하게 코엔의 반응만으로 수행하는 퀘스트도 있어 불편함이 느껴졌다.
전투 역시 마찬가지로, 공격할 때 방향을 정하는 조작 방식 덕분에 캐릭터를 움직이는 조작이 씹히거나 뻑뻑하게 느껴졌다. 적의 수가 늘어날수록 전투 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 1 대 1은 미니보스전도 이기지만 반대로 다섯 명의 일반 적을 상대로는 승리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심지어 한 번 전투가 시작되면 공간이 고정되어 도망칠 수 없고, 반대로 외부에서도 개입이 불가능해 이질적인 느낌이 강했다.
이외에도 현 시점에서 평가하기는 시기상조지만, 전반적인 최적화가 아직 미흡했다. 부품 가격이 폭등하는 현 시점인 만큼 프레임 드랍이나 시점 변환 등 플레이를 저해할 요소들을 최대한 조정해 출시되어야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더 블러드 오브 던워커는 9월 3일 PC, PS5, Xbox 시리즈 X/S로 출시되며, 한국어를 공식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