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마와리 제작진이 선보이는 신작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는 공포와 농장 경영을 결합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낮에는 평화로운 농사 일상을 즐기고 밤에는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기괴한 요괴를 피하는 긴장감 넘치는 탐색이 이어진다. 익숙한 두 장르의 조합으로 대중성과 완성도를 모두 잡으며 기존 팬과 신규 유저 모두에게 안정적인 몰입감을 제공한다
▲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사진제공: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귀여운 일러스트에 섬뜩한 공포를 접목한 요마와리는 공포게임 팬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러한 요마와리 제작진이 시리즈에 없었던 또 다른 요소를 더해 반전을 꾀했다. 오는 7월 30일 발매되는 신작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다. 요마와리에서 보여줬던 고유한 비주얼과 공포 요소에, 스타듀 밸리를 연상시키는 농장 경영을 접목했다.
전반적인 구성은 요마와리 고유의 비주얼과 공포 요소를 유지한 가운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농장 경영을 더한 형태다. 공포와 농장 경영 각각 짜임새가 있고, 두 영역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뤄 한쪽에 쫓기는 기분 없이 음미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기이한 규칙이 지배하는 인습촌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테마도 확실하게 전달됐다. 요마와리와 다르면서도, 대중성이 검증된 농장 경영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방향으로 혁신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 메인 프로모션 영상 (영상출처: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채널)
귀엽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공포는 여전하다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는 외딴 일본 시골 마을이 떠오르는 ‘카가츠 마을’을 무대로 삼는다. 어느 날 산속에서 길을 잃은 주인공이 카가츠 마을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주민들과 협력하고, 땅을 일구며 진실에 도달하는 과정을 다룬다. 게임 전개는 농장 가꾸기, 채광 등 일상을 보내는 평화로운 낮과 요괴와 귀신이 출몰하는 마을 곳곳을 탐색하는 밤으로 구분된다.
요마와리에서도 장점으로 손꼽혔던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배경 일러스트는 이번에도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번 타이틀에서는 게임 내 시간 기준으로 30일 단위로 계절이 달라지는데, 분홍빛 벚꽃이 만발하고 개구리밥이 초록빛으로 피어오른 봄의 냇가, 붉은 단풍잎으로 물든 가을 정경 등에서 계절 특유의 정취가 뿜어져 나온다. 으름이나 은행 등 길에서 채취하는 각종 채집물도 귀여운 화풍을 유지하면서도 세밀하게 묘사되어 그림만 봐도 무엇인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도 가능, 요마와리 특유의 캐릭터 디자인이 여전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분홍빛 벚꽃이 만발한 봄의 전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전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주요 채집물도 귀여운 화풍을 유지하면서도 알아보기 쉽게 표현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필드 자체가 수채화 느낌에, 길이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아 마을 구조를 익히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물론 마을과 채석장, 대숲 등을 담은 맵이 있고, 중요 퀘스트의 경우 느낌표 등으로 위치가 표시된다. 맵을 동원하면 진행이 막히지는 않지만, 갈림길 등에서 중간중간 열어보며 이동해야 하는 것이 초반에는 약간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 저 울타리를 점프로 뛰어넘으면 대숲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울타리가 배경처럼 느껴져서 헤매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맵을 통해 마을 전체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벤트가 벌어지는 장소와 시간대도 표시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앞서 밝혔듯이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의 공포는 밤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낮에도 주민들이 마을에서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건이나 기묘한 전설에 대해 이야기하며 단서를 제시하지만, 공포의 실체는 밤 11시 이후부터 새벽 5시까지 심야에 등장한다. 전반적인 구성은 요마와리와 비슷하다. 귀신과 요괴가 가득한 깜깜한 거리를, 작은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앞을 비추며 목적지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요마와리에 이어 이번 타이틀에서도 무서운 존재를 회피하는 것이 주를 이루며, 귀신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심장이 더욱더 빠르고 크게 뛰며 고조되는 긴장감을 전달한다. 피가 가득한 웅덩이에서 손이 튀어나와 주인공을 붙잡거나,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길 한복판을 차지해 지나가지 못하게 하는 등 기존의 주요 기믹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괴담을 귀여운 일러스트로 표현한다는 요마와리의 기조가 유지된 것이다.
다만 요마와리보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가장 큰 부분은 빠르게 이동하는 과정에 스태미너가 소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마와리의 경우 긴박한 순간에 스태미너가 없어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에서 기력(스태미너)은 농사, 채광 등 생산 활동을 할 때 소진되며, 이동과는 관련 없다. 출몰하는 귀신이 적지 않지만, 요마와리보다 부담을 덜고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공격당하면 HP가 깎이고, 모두 소진하면 제자리에 쓰러지며 일정이 종료되기에 회피와 숨기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 귀신이 가까이 있으면 두근거리는 소리가 크고 빨라지며, 화면도 흐릿해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귀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눈앞에 거미줄이 뿌려져 깜짝 놀라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토록 위험한 밤에 나가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메인 퀘스트 중 밤에 무언가를 진행해야 하는 파트가 있다. 심야에 나가 누군가를 만난다거나, 길에 떨어뜨린 물건을 찾는 식이다. 특히 기력을 높여주는 여우 사당 봉납 등은 밤에만 가능하다. 일종의 스킬 트리 형태로 전개되며, 밭에 자동으로 물을 주는 스프링쿨러 등 새로운 아이템 제작법 개방 등에 사용하는 ‘곡옥’도 밤에만 길에서 주울 수 있다.
종합하자면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의 공포 파트에는 요마와리에서 축적해온 노하우를 제대로 녹여냈다. 귀여운 비주얼에, 눈과 귀를 모두 오싹하게 하는 연출과 장치를 동원해 숨이 조이는 듯한 감각을 전달한다. 그러면서도 기력 부담이 없고, 탐색 시간도 넉넉해 공포에 짓눌려 중요 전개가 막히지 않도록 완급조절을 해냈다. 특히 이번 타이틀은 일상 파트도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공포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적응하도록 돕기 위한 안배인 것으로 보인다.
▲ 계절별로 주요 채집 및 수확물을 여우 신사에 봉랍하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유부를 얻으며 기력이 크게 증가해 활동하기 편해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길에서 주운 곡옥으로 사당에서 스킬 트리를 올릴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타듀 밸리 유저라면 바로 적응할 수 있는 농장 경영
이번 게임의 밤이 공포의 영역이라면, 낮은 농사를 비롯한 일상이 펼쳐지는 구간이다. 아침 7시부터 시작해 밤 11시까지 활동할 수 있으며, 장기간 움직이고 싶다면 기력을 채워줄 채집물이나 음식을 든든하게 채워둬야 한다. 주요 활동은 농사, 채집, 채광, 낚시, 사냥 등으로 구성되며 전반적인 흐름은 게임을 넘어 일종의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스타듀 밸리와 상당히 유사하다.
초반부에는 나무, 돌, 잡초가 무성한 텃밭을 도끼, 곡괭이, 낫을 동원해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괭이로 밭을 일구고, 잡화점에서 씨앗을 구매해 계절 채소를 키울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밭에 물을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수확물을 출하해 자본을 점점 불려나갈 수 있다. 계절이 끝나가는 무렵에는 수확물에 대한 평가를 받는 품평회도 열린다.
▲ 뭔가 기시감이 드는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엉망인 땅을 치우고, 밭을 일궈 농사를 지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모루 근처에 용광로 다수를 배치하며 공장 풀가동 준비 완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수확물을 평가하는 품평회도 열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각 계절에 나는 채집물, 채소, 꽃 등을 여우 사당에 봉납하거나, 수확물을 납품하는 퀘스트를 수행해 닫혀 있던 도서관을 개방하는 영역도 있다. 밑으로 파내려 갈수록 점점 더 높은 등급의 광물이 나오는 채석장도 빼놓을 수 없고, 광물을 통해 도끼, 물뿌리개, 곡괭이, 괭이, 가래(농기구)를 총 4단계에 걸쳐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닭장, 축사 등을 건설해 가축도 키울 수 있고, 여기에서 얻은 달걀, 우유, 양털 등으로 가공품도 만들어간다. 이 외에도 벌통, 양식장 등 각종 생산 시설도 갖췄고, 가구를 들여 집을 꾸밀 수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일련의 과정이 스타듀 밸리와 비슷하기에, 유사 장르를 즐겨 했다면 큰 어려움 없이 적응 가능하다. 마을 주민과의 교류도 마찬가지다. 주민마다 선호하는 아이템이 있고, 이를 선물하면 친밀도가 높아진다. 일정 단계 이상 친밀도를 높여야 해당 주민이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갈 수 있다. 특정 이벤트를 통해 친밀도가 높아지기도 하며, 첫 여름 시점부터 친해지는 주민들이 점차 늘어난다.
▲ 노트를 처리하는 간단한 리듬게임 형식으로 표현된 낚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광물을 확보해 도구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닭을 키워 달걀을 얻는 등 축산 파트도 마련되어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초반에 얻은 달걀은 삶아서 기력을 채우는 데 쓰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주민별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여러 부탁을 의뢰하기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 자체의 서늘한 스토리는 일상에도 긴장감을 준다.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의 무대인 카가츠 마을에는 8가지 규칙이 있다. ‘마을을 위해 협력할 것’이나 ‘타인의 비밀을 폭로하지 말 것’처럼 평범한 내용도 있지만, ‘마을에서 나가지 말 것’, ‘산에서 부르는 목소리에 대답하지 말 것’, ‘잃어버린 물건을 찾지 말 것’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규칙도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물쇠와 같은 인습을 돌파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마을에 일어났던 사건이 밝혀진다.
‘인습촌’이라 불리는 기묘하면서도 배타적인 마을은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한다. 마을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전 주인공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주민들의 모습, 규율을 어긴 주민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처벌을 내리는 모습, 우물에 산 제물을 비치는 장면 등이 연계되며 이후에 벌어질 일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이지만, 그 뒤에는 섬뜩한 진실이 숨어 있다. 그 정체가 무엇일지는 플레이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 카가츠 마을은 이상한 규율이 지배하는 인습촌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런데 계속 규율을 어기라는 제안이 들어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촌장 '린'의 말에 뼈가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낮에도 사람만한 도룡뇽이 출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일상도 앞서 이야기한 공포와 마찬가지로, 두 파트를 병행하는 것이 무리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분량이 적정하다. 메인 퀘스트, 마을 주민들의 부탁, 여우 사당 봉납 등에서 요구하는 아이템 수가 많지 않기에 조금만 집중하면 납품 가능하다. 낮 시간대에 휘파람을 불면 개가 등장해 집 앞까지 순식간에 데려다 주기에 이동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활동 시간대도 아침 7시부터 밤 11시로 넉넉한 편이라 시간 압박이 덜하다. 밤 11시가 되면 자동으로 집에 가기에 ‘어두워지면 슬슬 돌아가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접어둬도 된다.
한국어 번역 완성도 역시 오역을 발견하지 못했고, 인물들의 말투도 통일성 있게 유지되어 거슬리지 않았다. 구호를 외치며 화면에 피로 쓴 듯한 붉은 글자가 나오면 멈춰야 하는 귀신도 등장하는데, 이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국내 유저에 맞춰 적절하게 번역해 이해도를 높인 측면도 눈길을 끌었다.
▲ 악보대로 휘파람을 불면 개가 나타나 집 앞까지 데려다 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채석장도 10층마다 광차가 있고, 광차를 통해 원하는 층으로 이동 가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역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고, 인물들의 말투도 통일되어 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적절하게 의역한 파트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지막으로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자본 확보가 필요한 초반에는 채광을 추천한다. 농사의 경우 밭을 일구고, 심고, 매일 물을 주고,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출하해도 같은 시간대비 채광에 비해 돈이 모이는 속도가 느리다. 반면 채광은 채석장이 집 바로 옆에 있어 왔다갔다하기 쉽고, 광물 및 보석도 생각보다 금방 모인다.
실제로 가게가 아직 열리지 않은 오전에 농장을 돌본 후, 정오에 마을에 가서 볼일을 보고, 오후 3시 이후에 채석장에 들어가서 밤까지 캐고 나오면 안정적으로 4,000~5,000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벌 수 있다. 장비 업그레이드에 많은 자본이 요구되고, 강화할수록 농사와 밭 관리가 쉬워지기에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싶다면 채광에 집중해보자.
▲ 초반에 빨리 돈 벌고 싶다면 채광을 강력 추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면 범위가 늘어나서 농사도 쉬워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익숙한 두 가지가 만나 안정적인 시너지를 이루다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는 요마와리 제작진이 영리한 전술로 영역 확장에 나섰다는 인상을 줬다. 요마와리를 통해 탄탄히 다져온 완성도 높은 비주얼과 긴장감 있는 공포에,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농경 시뮬레이션을 자연스럽게 엮어내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가 느껴졌다. 요마와리 팬들에게는 기존에 없었던 일상의 재미를, 농경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공포라는 색다른 감각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요마와리 자체는 제작진이 수년간 갈고 닦아온 시리즈이며, 스타듀 밸리 풍의 농경 시뮬레이션은 공포와 비교하면 대중성 면에서 우위를 점한다. 장기간 쌓아온 경험 위에, 인지도 높은 요소를 결합해 콘텐츠 규모도 키우고, 좀 더 넓은 유저층에 접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요마와리의 공포, 스타듀 밸리의 힐링이라는 익숙한 두 가지를 조합해 기존과 다르면서도 안정적인 시너지를 낸 셈이다. 다만 두 가지 모두 익히 알려진 부분이기에 참신함은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졌다.